연말에 이래저래 돈 쓸 곳은 많아도 들어올 곳은 없어졌다. 궁리 끝에 그나마 원하는 시간에 남에게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다 싶어서 시작한 일. 배 달 알 바 일소이다!! 길을 걷다가 보면 수없이 마주치는 배달 노동자를 보고서는 약간의 영향을 받은 건지 뭔지!
떠오르는 알바가 이것뿐이라 도전을 해보았다. ( 사실 다른 꿀알바들은 다 떨어짐.) 뭐 앞에 가입 신청하고 안전교육 받는 것도 글로 작성해서 올릴까 했지만 이미 수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으니 스킵.

약 3주간의 짧은 체험을 마치고 그간 느낀 점들을 공유하고자 글을 쓴다. ( 사실 뭐 다른 사심도 좀 더 있지만 그건 글의 끝에서) 약 20만 원 내외의 수익을 올리고서 이 업에 대해서 말하자면 "힘들다"이다. 처음에는 쿠팡을 통해 도보로 한두 건 배달을 하다가 배민으로 넘어와 자전거 배달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평소에 걷고 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기에 이 일 또한 그와 같이 운동하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할 수 있겠구나 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매우 착각이었다. 또 비교적 매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 또한 나의 착각이었다.
각종 장비를 구비해서 올데이 배달꾼을 할 생각이라면..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당장 수중에 돈도 없고 뭐도 없어 무일푼에 돈이라도 조금 쥐어보겠다는 생각으로 몸뚱이 하나 .. 좀 더 해서 집에 굴러다니는 고물 자전거 하나 가져다가 이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알아두시게나. 이 일 위험하고 힘들다. 배먼 타이머에 뜨는 배달시간을 지키려고 달리고 달리다가 어렵고 위험한 순간들 많이 마주하게 된다. 그러기에 헬멧과 후레시 등의 최소한의 안전장비는 구비하고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욕심에 여러 건의 배달을 무턱대고 잡다 보면 동선 효율도 안 맞고 또 가끔은 전문장비 없이 배달하기 힘든 다량의 물품을 받아 들기도 한다. 그러기에 처음 배달을 하시는 분이라면 아무 배달이나 잡지 말고 ㅠ 주문내역과 배달지 등 꼼꼼히 체크하고 나름 익숙해질 때까지는 단 건 배달만을 할 것을 추천한다.

영등포구 안에서 배달을 해보실 분이라면 나름 지리적인 부분을 좀 숙지하고 시작하면 편할 것이다. 내가 주로 다닌 지역은 영등포구 그 안에서 당산동을 중심으로 해서 좀 더 나아가면 여의도까지였다. 당산 근처에서 앱을 켜놓고 배달을 받아보면 멀게는 노량진 장승배기에서 목동까지 배달이 뜨니... 아무런 배달이나 잡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 대략적인 배달 금액은 직선거리 기준으로 책정이 되는데, 직선거리가 같다고 해서 다 똑같은 노동량이 드는 배달이 아니다. 요령껏 지리적 특성을 생각하며 배달을 하시라는 점. 밑에 예시를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너무 난잡하게 사진을 늘어놓은 점 사과한다.. 하지만 이걸 재위치하는 방법을 모르니 감안하고 봐주시길 바란다.)
위에 지도를 보면 각 지역의 경계들이 보인다. 영등포 노선을 중심으로 한 당산과 영등포본동? 사이, 당산과 여의도 사이, 여의도와 노량진 사이. 내가 지난 3주간 배달을 하면서 경험해본 봐 가장 받으면 안 되는 유형의 배달들이 이 경계를 넘는 배달이다. 왜 그러냐...? 이게 단순 직선거리로만 보면 안 되는 게 이 경계들 은근 복잡하고 짜증 나는 장애물이 넘친다. 다리와 다리를 건너야 하며 때로는 차도며 계단이며 오르막길까지 수없이 마주치게 된다. 그래서 분명 눈 앞에 보이는 목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로 가려면 한참을 삥 돌아가게 된다. 그러니 직선거리는 1킬로가 나오나 막상 돌고 돌아 목적지에 도착하면 1.5킬로 2킬로 이런 식으로 실주행거리가 한참 늘어나게 된다. 또한, 거기에 도로나 다리를 건너다보니 위험부담도 훨씬 많이 생긴다.
그래서.. 내가 하고픈 말은 지리적인 특징을 기억하고 선택적인 배차를 수령해서 수행하란 말이다. 당산에서 배달하는 사람들은 당산동 위주로 배달을 하시고 여의도는 여의도 안에서 효율적인 배달을 하시라. 그리고 그 안에서도 초보자들이 가장 편하게 배달이 가능한 곳은 여의도라는 주관적인 평가도 하겠다. 여의도 지형 자체가 다 평평하고 건물들이 바둑판 형식으로 배열되어 있어서 길 잃기 쉽지 않다. 한참을 삥 돌아서 가는 주행을 피할 수 있고 주변에 랜드마크도 많아서 목적지 찾기도 매우 편하다. 더 나아가 내 경험상 지하에 있는 배달음식점들이 많이 있지 않으니 이 또한 음식 픽업에 있어서 매우 수월하다.
오토바이로 교통법규 다 무시하며 여러 건의 배달을 한 번에 수행하지 않는 이상 이 이걸로 큰돈을 벌기는 어렵다는 게 내 결론이다. 주변 지리에 훤하고 자전거 타기도 좋아하는 나로서도 아무리 뛰어봐야 프로모션 없이 시간당 1만 원 벌면 평타이다. 이것도 요즘 같은 날씨에 한두 시간만 내리 달려도 금방 지친다. 그러니 욕심 가지지 마시고 적당히 시간 날 때 단건으로 아는 곳 쉬운 곳 골라 다니시길 바란다는 말이다. 욕심 가지지 말고 몸조심하시길 바란다.
무튼 딸리는 글빨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글이 횡설수설되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지리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배달 가려서 받기! 영등포 사시는 분들은 위에 지도 참고하기 쯤 되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무탈한 연말 배달하시기 바란다. 난 여기까지.
아 맞다 위에 얘기한 내 사심!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 싶으면 추천인 코드 기입 좀 부탁하겠다. 코드 안 넣어도 상관없으나, 그러면 본인이 2만 원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날리는 것이다. 어차피 2만 원 꽁돈 받을 거 나 같은 불쌍한 놈에게 적선하면서 본인도 이득을 얻으면 아주 감사하겠다. BC6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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