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산책을 마치고
내리막을 걷다가 급 생각이 났습니다.
아주 오래전 이맘때 먹던 그 음식이요.
삼각지역 앞에서 먹던 그 대구탕이요.
보드라운 대구살에 시원한 국물 그리고 아삭한 미나리까지...
안 가본지는 한참이나 됐지만 왜 그 음식이 갑자기 생각났는지
발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우선 메뉴판입니다.
이야.. 정말 오랜만에 오기는 했나봅니다.
제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대구탕 가격이 9천원 이였고 1-2년 지난 시점에서 1만원이 됐는데
이제는 1.4만원 ~~
주문하면서 서빙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1만원이던 시절을 저저저저저 먼 과거라고만 얘기해 주십니다.
그래요.. 무튼 산책으로 허기도 지겠다.
얼른 주문해 봅니다 대구탕 2인분 !
테이블 상태는 흐... 처참합니다.
뭐 화구 위에 국물이 흐른 건 어쩔 수 없다만 테이블을 닦아줬음에도 고추가루가 엄청나게 묻어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일행과 눈을 마주치며 싸함을...
아니지 아니지 내 .. 추억 속의 그 맛 그대로라면 절대 실패할리 없어
밑반찬 세팅은 뭐 그대로 입니다.
저 아가지로 담근 젓갈은 아삭한 식감이 좋습니다.
뭐는 적당히 입 씻어주기 좋은 그런 맛이구요.
식기에는 여기저기 고추가루가 좀 묻어있어.. 약간 비위가 상했지만
뭐 적당히 물로 행궈서 써봅니다.
뭐 늦지 않은 시간임에도 만석인 걸 보니 장사 좀 되는 집이죠?
아.. 그러니까 여태 장사를 했겠지
무튼 회전율은 엄청납니다.
금방 세팅되어 나오는 대구탕 2인분 입니다.
테이블에서 조리를 하기 때문에 여기서 10여분 추가로 끓여줘야 합니다.
적당히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가져가시고
여기서 좀 더 끓여 미나리부터 먹으러는 말을 일러주십니다.
보글보글 끓는 거 한번 찍어봤습니다.
값이 많이 올랐지만 뭐 양은 여전히 푸짐하네요.
미나리부터 시식 ~ 시작
하고 대구랑 볶음밥 먹는 것까지 찍어야지 했는데...
아 너무 맛없다...
미나리야 뭐 향과 식감으로 대충 먹었는데
대구랑 국물이 너무 맛이 없습니다.
사실 근래에 동네 생대구탕집에서 먹은 그 대구탕에 비비지도 못하는..
당연 생대구와 퀄리티 차이가 있겠지만 양념도 그렇고.. 물 안 좋은 해산물 특유의 쓴맛인가요? 그게 엄청 납니다.
하아... 일행이랑 .. 합의하에 얼른 살만 살짝 건져먹고 자리를 뜹니다.
한참 전에 주문했는데 나오지 않는 수제비는 양해를 구하고 취소를 부탁드렸습니다.
내 ~ 오래 전 추억의 대구탕이라고 말하며 방문한 집인데 ㅋㅋ 민망해요.
무튼 이제는 내 추억 속에서 사라져 줘... 원대구탕 빠이
맛만 본 정도로 먹고 얼른 일어나 길 건너편에 있는 잭슨피자에 갔습니다.
역시.. 잭슨피자가 50억배는 맛있었습니다.
다씨는 보지말자 원대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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